2-3. W·Z 보손 — 방사성 붕괴를 일으키는 입자
지금까지 우리는 전자기력의 배달부(광자)와 강한 핵력의 배달부(글루온)를 만났어. 두 배달부 모두 질량이 0이고, 각자의 방식으로 입자를 묶어 주는 역할을 했지. 그런데 자연에는 아직 만나지 못한 힘이 하나 더 있어 — 입자를 묶는 게 아니라, 오히려 입자를 변신시키는 아주 이상한 힘이야. 그리고 이 힘의 배달부는 지금까지와 전혀 달라 — 묵직하게 무겁거든!
변신하는 원자핵
이런 적 있지 않아?
혹시 탄소-14 연대 측정법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 있어? 고대 유물이나 화석의 나이를 알아낼 때 쓰는 방법인데, 과학 다큐멘터리에서 "이 유물은 약 5000년 전 것으로 추정됩니다"라고 말할 때, 바로 이 방법을 쓴 거야.
그런데 이 방법의 핵심에는 아주 이상한 현상이 숨어 있어:
탄소-14라는 원소의 원자핵 안에 있는 중성자가, 어느 날 갑자기 양성자로 변해 버려!
잠깐. 중성자가 양성자로 변한다고?
중성자는 전하가 0이고, 양성자는 전하가 +1이야. 전하가 없던 입자가 갑자기 전하를 가진 입자로 바뀌다니? 이건 마치 사과가 어느 날 갑자기 오렌지로 변하는 것만큼이나 이상한 일이야!

이 현상을 베타 붕괴(영문: beta decay)라고 불러. "방사성 붕괴"의 한 종류야. 과학 시간에 방사성 원소가 시간이 지나면 다른 원소로 바뀐다고 배운 적 있지? 바로 그 과정이야.
그런데 생각해 봐. 전자기력은 입자를 끌거나 미는 힘이지, 입자를 다른 입자로 바꾸는 힘이 아니야. 강한 핵력도 쿼크를 묶어 두는 힘이지, 쿼크를 다른 종류로 바꾸는 힘이 아니야.
중성자를 양성자로 바꾸는 이 신기한 마법은, 전자기력도 강한 핵력도 아닌 제3의 힘이 하는 일이야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