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-2. 이중 슬릿 실험 — 양자역학의 핵심을 보여주는 실험
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, 가장 불가사의한 실험
물리학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실험 하나를 꼽으라면, 많은 물리학자가 주저 없이 이중 슬릿 실험(double-slit experiment)을 선택할 것이다. 2002년, 《Physics World》지가 물리학자들에게 "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실험"을 투표한 적이 있다. 1위를 차지한 것이 바로 전자를 이용한 이중 슬릿 실험이었다.
왜 이 실험이 그토록 특별한가?
이 실험 하나만으로 양자역학의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가 전부 드러나기 때문이다. 물질이 파동이라는 것, 확률이 물리학의 근본 언어라는 것, 그리고 관측이 결과를 바꾼다는 것 — 상식을 부수는 이 모든 이야기가 하나의 실험 안에 담겨 있다.
리처드 파인만은 이렇게 말했다:
"이중 슬릿 실험에는 양자역학의 모든 미스터리가 들어 있다. 그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. 단지 그것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말해줄 수 있을 뿐이다."
이번 절에서는 이 실험을 천천히, 단계적으로 따라가 보자. 결론에 도달했을 때, 여러분은 "세상이 이렇게 작동한다고?" 하는 놀라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. 그리고 그 놀라움은 정당하다 — 물리학자들도 100년째 똑같이 놀라고 있으니까.
지금까지의 이야기
이전 절(2-1)에서 드브로이의 대담한 제안을 만났다: 모든 물질은 파동의 성질을 가진다. 전자의 드브로이 파장은 원자 크기와 비슷하고, 실제로 데이비슨-거머 실험에서 전자의 회절이 관측되었다.
그런데 회절 실험은 수많은 전자를 동시에 쏘아서 얻은 결과였다. 한 번에 전자 한 개만 보내면 어떻게 될까? 전자 "한 개"도 파동인가? 아니면 많은 전자가 함께 있을 때만 파동처럼 보이는 것인가?
이 질문의 답이 바로 이중 슬릿 실험에 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