제10권 · Chapter 2 · 2절
2-1. 계산물리학과 인공지능이 여는 새로운 가능성
컴퓨터가 물리학자가 되는 날
2020년, 과학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. 구글 딥마인드(DeepMind)가 만든 인공지능 **알파폴드(AlphaFold)**가, 50년 동안 풀리지 않던 문제 — 단백질의 3차원 구조 예측 — 을 거의 완벽하게 풀어낸 것이다. 단백질이 어떤 모양으로 접히는지를 아는 것은 생명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핵심인데, 이 문제는 원자 수천 개가 서로 밀고 당기며 만들어내는 엄청나게 복잡한 물리적 상호작용의 결과다.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수십 년간 도전했던 이 문제를, 인공지능이 며칠 만에 풀어버렸다.
물리학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.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 수 없어 포기했던 복잡한 양자 시스템을, 컴퓨터가 시뮬레이션한다. 수백만 개의 원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, 컴퓨터가 하나하나 추적한다. 심지어 인공지능이 실험 데이터에서 스스로 물리 법칙을 발견하기도 한다.
이전 절에서 우리는 양자기술 — 양자 컴퓨터, 양자 통신, 양자 센서 — 이 어떻게 양자역학의 원리를 직접 활용하는지 살펴보았다. 이번에는 시선을 돌려,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물리학 연구 자체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이야기하려 한다.
핵심 질문: "펜과 종이, 실험 장비만으로는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이 있다면 — 물리학은 어떻게 더 나아갈 수 있을까?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