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-3. 물리학과 수학 — 자연의 언어
갈릴레오의 선언
1623년, 갈릴레오 갈릴레이(Galileo Galilei)는 한 권의 책에서 이렇게 선언했다:
"자연이라는 거대한 책은 항상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다. 하지만 이 책은 그것이 쓰인 언어를 먼저 배우지 않으면 읽을 수 없다. 그 언어는 수학이다."
400년 전의 이 선언은 오늘날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살아 있다. 아니, 갈릴레오조차 상상하지 못했을 만큼 그 말이 옳았다는 것이 이후 400년의 물리학 역사에서 거듭 확인되었다.
하지만 잠깐. "수학"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긴장하고 있다면, 잠시 멈추자. 이 절에서 하려는 이야기는 "수학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"가 아니다. 하려는 이야기는 이것이다:
자연은 왜 수학으로 기술될 수 있는가? 이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다. 오히려 놀라운 수수께끼이다.
그리고 한 가지 더:
물리학에서 수학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이다. 물리학의 핵심은 수학이 아니라 물리적 직관이다.
이 두 가지 이야기를 풀어 보자.
지금까지의 이야기
1-1절에서 물리학의 핵심 질문이 "이것은 왜 이렇게 움직이는가?"라는 것을 알았다. 1-2절에서는 물리학이 이 질문에 답하여 자연을 이해하고, 예측하고, 활용한다는 것을 보았다. 특히 물리학의 예측이 소수점 아래 12자리까지 맞을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.
그런데 여기서 당연히 이런 질문이 따라온다:
어떻게 그런 정밀한 예측이 가능한가?
그 비밀은 물리학이 사용하는 "언어"에 있다. 일상 언어 — 한국어, 영어 — 로는 그 정도의 정밀한 서술이 불가능하다. 물리학은 일상 언어 대신 수학이라는 훨씬 더 정밀한 언어로 자연을 기술한다. 그래서 그토록 정확한 예측이 가능한 것이다.
하지만 한 발 더 물러서 생각해 보면, 이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다. 왜 인간이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추상적 체계인 수학이 자연의 작동 방식과 딱 들어맞는 걸까?